국내 대표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SOOP(옛 아프리카TV)이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외형(매출)은 쪼그라드는데 고정비는 오히려 늘어나는 전형적인 수익성 악화 징후인 '가위 효과(Scissors Effect)'가 나타난 데다, 세무조사에 따른 징벌적 세금 폭탄까지 겹치며 펀더멘털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프로배구단 인수라는 비핵심 고정비 부담까지 떠안으며 1주당 순이익(EPS)이 3분의 1토막 나는 등 심각한 주주가치 훼손이 현실화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출은 주는데 비용은 늘어...수익성 갉아먹은 '가위 효과’
이달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별도 기준 포괄손익계산서에 따르면, SOOP의 올해 2분기 영업수익(매출)은 8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비용은 758억 원으로 오히려 7.9% 증가했다. 매출이 역성장하는 구간에서 비용 통제에 실패하며 엇박자를 내는 전형적인 '가위 효과' 늪에 빠진 것이다.
그 결과 2분기 영업이익은 1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7%나 증발하며 반토막이 났다. 수익성 악화의 근본 요인은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기부경제(별풍선) 플랫폼 매출과 광고 부문의 동반 부진이다. e스포츠(발로란트 등) 콘텐츠 부진과 플랫폼 내 후원 심리 위축이 맞물리며 본업의 기초 체력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유효세율 49% 폭등의 미스터리...세무조사 '세금 폭탄' 직격탄
가장 뼈아픈 대목은 상반기 국세청이 진행한 고강도 기획 세무조사의 후폭풍이다. 이는 재무제표상의 비정상적인 '법인세비용'과 '기타손실' 지표로 고스란히 증명됐다.
2분기 SOOP의 법인세차감전이익은 148억 원으로 전년 동기(291억 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익이 반토막 났다면 세금도 줄어야 정상이다. 하지만 당기 법인세비용은 73억 원으로 전년 동기와 동일하게 책정됐다. 결과적으로 유효세율이 무려 49.1%로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다.
이는 세무조사 결과에 따른 막대한 추징금(손금불산입 항목)이 2분기 법인세비용에 대거 가산되었음을 시사한다. 이와 별개로 일회성
페널티 성격이 강한 기타손실 역시 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65%나 급증하며 영업외비용 부담을 가중시켰다.
트위치 철수 효과 ‘미미’...배구단 운영비 50억~60억 원 추가 부담
올해 초 글로벌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SOOP과 네이버 ‘치지직’의 양강 구도가 형성됐으나,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치열해진 스트리머 영입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만 늘었을 뿐이다.
오히려 비핵심 사업 확장이 실적 반등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SOOP은 지난 5월 여자프로배구단 ‘AI 페퍼스’를 인수해 ‘SOOP 수퍼스’로 재창단했다. 플랫폼 브랜드 인지도 제고 차원이라지만, 매년 50억~60억 원 규모의 구단 운영비가 고정 비용으로 투입된다. 본업의 외형 성장이 꺾인 위기 상황에서 연간 수십억 원의 출혈은 하반기 영업이익률 개선에 무거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반토막 난 EPS, 주주가치 훼손 ‘심각’...증권가 목표가 33% 줄하향
영업이익이 무너지고 세금 폭탄까지 맞으면서 기업의 최종 성적표인 2분기 순이익은 75억 원에 그쳤다. 전년(218억 원) 대비 무려 65.4% 폭락한 수치다. 이에 따라 주주들의 몫을 의미하는 기본주당이익(EPS) 역시 2,049원에서 709원으로 수직 낙하하며 심각한 주주가치 훼손이 발생했다.
증권가는 일제히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적정주가를 7만 6000원에서 5만 1000원으로 33%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 ‘중립(Hold)’을 냈다. SOOP 측은 향후 3개년 순이익의 25% 이상을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밝혔으나, 본업의 이익 체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배당 지지력은 공허한 약속이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경영진은 하반기 3대 핵심 전략을 꺼내 들었다. 3분기 내 파트너 스트리머 주도의 신규 생태계 인센티브 정책을 발표하고, 연말까지 UI/UX를 전면 개편하며, 형제 마케팅 계열사와 협력해 연내 신규 광고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고착화된 가위 효과와 겹악재 속에서 이 같은 쇄신 카드가 실적 쇼크의 고리를 끊고 주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4일 공시 등 업계에 따르면, SOOP은 하반기 경영 전략을 설명하고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다고 한다
정재현 기자 wogus379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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